Thursday, March 11, 2010

한국에 다녀온 후 쓴 편지

OO님,

안녕하시지요? 저도 지난 주에 처제 결혼 때문에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학교강의가 있어서 곧바로 돌아왔지만, 5년만에 고국의 추운 바람 좀 쐬었습니다. 외국생활이 길어져서 그런지 이제는 한국이 낯설고 사람들과 그리고 문화에 왠지모르게 어울리지 못하는 자신을 봅니다. 사람들이 온통 외모이야기 밖에 하지 않아요. 늙어보인다, 피부가 뽀얗다, 어디서 손 좀 봤다, 어디 미용실이 어떻다 하는 등등... 교회출석이나 헌신도와는 무관하게요... 할말도 없기도 하고 열대지방에서 폭삭 맛이 갔다는 얘기도 많이 들어 지겹고 해서 그냥 아주 조용히 있다가 왔습니다. 대인공포증이 아닌가 할 정도로 아주 조용히요. 이런 생각 혹은 결단(?)도 했어요. 나는 그냥 옛날 초가집에 살면서 학교에서 배급받은 빵 한조각도 감사하고 나눠먹던 그런 소박함으로 살아가리라... 그러다 주님이 부르시면 뒤돌아보지 않고 미련없이 가리라...

주님을 기다리는 촌놈 이기명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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