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 몸이 많이 아팠다. 미국에 출장을 다녀오고 바로 시작된 새학기 강의를 마치고 나서 목이 아프더니 결국은 고열과 두통으로 이어졌다. 출근도 못하고 누워 있는데 두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엄마 생각을 하면서, 의학박사도 아니고 약학박사도 아닌 시골의 이름없는 약방 주인이 지어준 약은 신통하게 잘 들었나 생각을 해 보았다. 인간이 만드는 첨단기술로 따라올 수 없는 따듯한 말 한마디, 마음을 담아 쓰다듬어 주는 손길, 그런 사랑에 대한 절대적 신뢰 이것이 우리를 살리는 것이 아닐까?
고열이 나면서 식은 땀을 많이 흘렸다. 샤워를 하는데 너무 힘이 들었다. 나는 의식이 희미해지는 경계선에서 자신을 지탱하고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나의 의식이 또렸해지고 열도 내리고 회복단계로 접어 들었다. 이상하게도 그동안 달고 다녔던 불순물들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아침 등교길이 아프기 전보다 더 깨끗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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