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국축구의 문제점을 ‘골결정력 부족’이라고 한다. 사실 이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증상이지 문제의 뿌리가 아니다. 문제는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적, 개인적 신념에 있다. 자신의 존재의 값어치가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믿는 그런 신념체계가 오랜동안 몸에 배어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엄청난 부담을 진다. 자신의 발끝에 경기의 승부가 갈라지는 상황에서는 더욱…
기말시험결과를 학생들에게 통보하면 의례 몇몇 학생들이 찾아오거나 이메일을 보낸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시간을 투자했는데 성적이 안좋게 나왔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자신을 위로한다. 이번에 부족했던 것을 보충하기 위해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만일 이런 학생들이 다음 기말시험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나, 그런 학생들이 지게될 심리적 부채는 어떻게 해소되나 딱한 마음이 든다.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자신을 증명해 보이는 삶이 다름아닌 율법아래의 삶이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율법은 한치의 양보와 타협이 없는 완전무결함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선을 향해 노력하는 것이 잠시 마음의 위안을 주는 것 같지만 내면의 깊은 곳에서는 신음과 정죄감이 견고한 진을 치게 된다. 골 결정력을 높이는 비밀은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이 무한하고 절대적인 사랑을 받을 만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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